고객이 AI와 상의하고 오면 판단도 달라질까?
AI는 답을 정하지 않아도 고객의 생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고객이 AI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결정을 내리는 일이 늘고 있다. 그런데 AI가 무엇을 선택하라고 말하지 않아도, 짧은 대화만으로 그 순간의 판단 기준이 움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성인 2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AI와 대화한 직후 가치 우선순위가 개인 쪽으로 0.31~0.43점 옮겨 갔다.
AI는 결정을 대신하지 않아도, 그 순간 무엇을 중요하게 볼지는 움직일 수 있다.
AI가 아무것도 추천하지 않아도 달라질까?
달라졌다. 노스이스턴대·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미국 성인 200명을 네 무리로 나눠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와 대화하게 하거나 AI가 쓴 고정 글을 읽게 했다.
참가자들은 실제 고민 글을 읽고 조언을 쓴 뒤 가치관 설문에 답했다. 고민에는 다른 도시의 더 좋은 일자리와 배우자가 원하는 현재 도시 사이에서 선택하는 상황처럼, 자신의 이익과 가까운 사람에 대한 책임이 부딪히는 내용이 포함됐다.
AI를 사용한 세 무리는 최소 다섯 번 대화하고 최대 10분 동안 AI와 이야기했다. AI에는 추천하지 말고 특정 가치를 이름 붙이지도 말고, 생각만 거들라고 지시했다.
| 항목 | 내용 |
|---|---|
| 참가자 | 미국 성인 200명(무리마다 50명) |
| 성별 | 여성 99명· |
| 나이 | 18~29세 57명· |
| 대화 | 최소 5번 주고받기· |
| 가치관 설문 | 57문항(19개 가치)을 19문항씩 세 묶음으로 나눔· |
| 전체 소요 시간 | 중간값 28.8분 |
그래서 판단 기준이 얼마나 움직였나?
처음에는 네 무리 모두 사회 쪽 가치에 가까웠다. 그런데 AI와 대화한 직후에는 세 AI 무리 모두 개인 쪽으로 움직였다.
고정 글을 읽은 무리와 비교하면 챗GPT 무리는 0.429점, 클로드 무리는 0.384점, 제미나이 무리는 0.312점 더 개인 쪽으로 옮겨 갔다. 효과 크기 d는 0.37~0.51이었다.
| AI | 개인 쪽으로 옮긴 폭(고정 글 대비) | 효과 크기 d |
|---|---|---|
| 챗GPT | +0.429점 | 0.51 |
| 클로드 | +0.384점 | 0.46 |
| 제미나이 | +0.312점 | 0.37 |
| 세 AI 사이 가장 큰 차이 | 0.145점(의미 없음) | — |
움직임은 성취·권력처럼 자기 향상과 관련된 가치가 올라간 데서 주로 나타났다. 세 AI가 사람을 움직인 방향도 거의 같았고, 세 AI 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0.145점으로 의미가 없었다.
즉 어느 AI였는지보다 AI와 대화했다는 사실 자체가 더 크게 나타났다.
그런데 그 영향이 오래 갈까?
오래 가지 않았다. 세 번째 고민에서는 참가자들이 다시 AI 없이 과제를 풀었는데, AI 무리와 고정 글 무리의 차이가 −0.062~+0.083점으로 줄어들었고 통계적으로 의미가 남지 않았다.
두 번째 과제에서 세 번째 과제로 넘어가면서 점수도 0.198~0.265점 내려왔다. 연구진은 이를 평생 이어지는 가치관의 변화라기보다, 그 순간 판단에 쓰이는 가치가 움직인 것으로 봤다.
| 시점 | AI 무리와 고정 글 무리의 차이 |
|---|---|
| 첫 과제(대화 전) | 출발점(네 무리 모두 사회 쪽 −0.29~−0.47) |
| 두 번째 과제(대화 직후) | +0.312~+0.429점 |
| 세 번째 과제(AI 없이) | −0.062~+0.083점(의미 없음) |
| 두 번째→세 번째 사이 되돌아온 폭 | 0.198~0.265점 |
이 차이는 사장님에게 중요한 대목이다. 고객이 AI와 상의했다는 사실만으로 고객의 가치관 자체가 바뀌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고객이 실제로 무언가를 결정하려는 바로 그 순간에는, 직전에 AI와 나눈 대화가 판단 기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확인됐다.
고객은 자신이 영향을 받았다는 걸 알까?
이 실험에서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참가자들은 세 AI를 좋게 평가했지만, AI를 좋게 본 정도와 가치가 움직인 폭 사이에는 의미 있는 관계가 없었다.
AI에 대한 평가 일곱 가지 항목을 모두 넣어도 가치가 움직인 정도의 7.5%만 설명했고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었다. AI가 얼마나 길게 답했는지도 가치의 움직임을 설명하지 못했다.
| 항목 | 결과 |
|---|---|
| AI 평가 점수(척도 범위 대비) | 56~80% |
| 평가 7개 항목이 설명한 움직임 | 7.5%(의미 없음) |
| 첫 답 길이 중간값 | 클로드 191· |
| 대화에 쓴 시간(두 번째 과제) | AI 무리 12.4~13.7분· |
| 조언 글이 자기 AI 답과 겹친 낱말(남의 대화 대비) | +0.052~+0.068 |
대화 내용은 참가자의 조언에도 일부 스며들었다. 같은 AI가 다른 사람에게 한 답과 비교했을 때, 참가자가 자기 대화에서 접한 낱말과 뜻이 조언에 더 많이 들어갔다.
그렇다고 AI가 사람에게 똑같은 생각을 주입한 것은 아니다. 조언 내용의 81%는 고민 자체가 좌우했고, 어느 AI 무리였는지는 0.6%만 설명했다.
사장님은 고객의 AI 상담을 어떻게 봐야 할까?
한국에서도 AI에게 생각과 감정을 털어놓는 대화가 늘었다. 오픈AI 집계에서는 한국의 업무 아닌 대화 가운데 「표현하기」가 2024년 7월 14.3%에서 2026년 6월 36.1%로 늘었고, 실용 조언도 23.2%에서 34.1%로 올랐다.
이번 실험은 개인적인 고민을 다뤘고 실제 구매 결정을 시험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고객의 구매 행동이 같은 방식으로 바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고객이 AI와 상의한 직후라면 그 대화에서 나온 말과 기준을 들고 올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예상). 특히 결정 직전에 고객이 AI에게서 어떤 정보를 읽고 어떤 생각을 정리했는지가 중요해질 수 있다.
그리고 그 영향이 다음 과제에서는 사라졌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AI와 한 번 대화했다고 고객의 기준이 계속 바뀌는 것은 아니며, 실제 판단이 이뤄지는 순간의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이 이번 실험에서 확인된 부분이다.
결국 사장님이 볼 것은 고객이 AI를 쓰느냐 마느냐만이 아니다. 고객이 AI와 상의한 뒤 어떤 기준을 가지고 매장이나 서비스를 바라보는지도 고객 이해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① 미국 성인 200명 실험에서 AI와 대화한 직후 가치 우선순위가 개인 쪽으로 0.31~0.43점 움직였다 ② 움직임은 성취·권력 같은 자기 향상 가치가 0.537~0.586점 오른 데서 주로 나타났다 ③ AI 없이 푼 다음 과제에서는 무리 간 차이가 −0.062~+0.083점으로 사라졌다 ④ AI 평가 7개 항목은 가치 움직임의 7.5%만 설명했고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었다
같이 읽을 글
자료 출처
- Deflecting the Value Compass: Interacting with Large Language Models Temporarily Shifts Human Value Priorities Toward Personal Focus(Rahman·Sadek·Desai, 노스이스턴대·케임브리지대·arXiv 2026년 9월 제출·사전등록 실험·미국 성인 200명)
- Co-Writing with Opinionated Language Models Affects Users' Views(Jakesch 등, CHI 2023 — 한쪽으로 기운 AI와 글을 쓰면 생각도 기운다)
- ChatGPT's Inconsistent Moral Advice Influences Users' Judgment(Krügel 등, Scientific Reports 2023)
- How People Use ChatGPT(Chatterji 등, 전미경제연구소 NBER 워킹페이퍼 34255, 2025)
- 오픈AI Signals 개인 데이터 v2.0(2026년 8월, 월 30만 메시지·2024.7~2026.6·국가별 — 한국 표현하기 14.3→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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