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나오면 사장님 글은 더 많이 써야 할까?

답하던 사람은 답을 줄였고, 묻던 사람은 답을 늘렸다. 그런데 선택받은 답은 오히려 달랐다.

챗GPT가 나온 뒤 가장 크게 줄어든 것은 질문이 아니라 답이었다. 답하던 사람은 1인당 주간 답이 약 3.76개에서 약 2.5개로 줄었지만, 답이 채택되는 비율은 지켰다. 반대로 묻던 사람은 답을 약 16% 늘렸지만 채택률은 약 0.35에서 약 0.31로 떨어졌다.

AI 시대에는 글을 몇 편 더 쓰느냐보다 다른 곳에서 찾기 어려운 내용을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사장님 글도 많이 쓰면 되는 걸까?

스택오버플로에서 벌어진 변화는 이 질문을 생각하게 한다. 미국 미시간대와 애리조나대 연구진은 챗GPT 출시 1년 전부터 출시 1년 뒤까지 2년 동안의 기록을 살폈다.

기간은 2021년 11월 30일부터 2023년 11월 29일까지다. 이 기간에 질문은 180만 6,827개, 답은 247만 9,528개가 올라왔다. 출시 전에 한 번이라도 활동한 이용자는 92만 6,739명이었다.

연구진은 출시 전 기록을 기준으로 이용자를 나눴다. 글이 10개 미만인 사람은 활동이 적은 사람으로 묶었고, 10개 이상 쓴 사람 가운데 질문 비중이 80% 이상이면 묻는 쪽, 답 비중이 80% 이상이면 답하는 쪽으로 구분했다.

구분기준(출시 전 기록)이용자 비중
활동이 적은 사람질문+답 10개 미만약 95%
묻는 쪽10개 이상, 질문 비중 80% 이상1.2%
답하는 쪽10개 이상, 답 비중 80% 이상2.2%
둘 다 하는 쪽그 밖의 10개 이상1.2%
전체 이용자출시 전 1회 이상 활동92만 6,739명
관찰한 글2021.11.30~2023.11.29질문 180만 6,827개·답 247만 9,528개

이렇게 나눈 뒤 챗GPT가 나온 시점 전후의 변화를 주 단위로 비교했다. 단순히 챗GPT가 나온 뒤 숫자가 달라졌다는 것이 아니라, 출시 순간에 변화가 생겼는지와 그 뒤 흐름이 달라졌는지를 따로 살핀 것이다.

묻던 고객처럼 쓰던 사람은 어떻게 됐을까?

묻는 쪽은 질문을 조금 줄였다. 출시 전 1인당 주간 질문은 약 1.64개에서 1.56개로 천천히 줄고 있었는데, 챗GPT 출시 순간 0.054개가 더 줄었고 이후에도 매주 0.001개씩 내려갔다.

그런데 답은 늘었다. 1인당 주간 답이 출시 순간 0.175개 증가했고, 이후에는 새로 높아진 수준을 거의 유지했다.

묻는 쪽(출시 전 질문 비중 80%+)출시 전출시 순간 변화이후 주간 기울기 변화
1인당 주간 질문약 1.64→1.56−0.054(유의)−0.001(유의)
1인당 주간 답약 1.10+0.175(유의)−0.001(유의하지 않음)
답 채택 비율약 0.344~0.358−0.020(유의)−0.001 → 2023년 말 약 0.31
AI 답과의 유사도약 0.562→0.557+0.018(유의)거의 0 → 약 0.575

그렇다고 AI를 이용해 갑자기 답하는 사람이 대거 생긴 것은 아니다. 출시 뒤 답을 쓴 묻는 쪽 이용자의 82%는 출시 전에도 답을 쓰던 2,802명이었다. 출시 뒤 처음 답을 쓴 사람은 611명이었고, 반대로 출시 전에는 답을 쓰다가 그만둔 사람은 4,506명이었다.

즉, AI가 사람의 역할을 바꿔 주기는 했지만, 기존에 쌓아 둔 활동과 경험이 함께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왜 답하던 사람은 답을 줄였을까?

가장 큰 변화는 답하는 쪽에서 나타났다. 이들은 출시 전에 1인당 주간 약 3.76개의 답을 쓰고 있었고, 그 숫자도 조금씩 줄어드는 중이었다.

챗GPT 출시 순간 답은 0.216개 줄었고, 그 뒤에는 매주 0.013개씩 더 줄었다. 2023년 말에는 약 2.5개로 추정됐다. 처음과 비교하면 약 3분의 1이 줄어든 셈이다.

답하는 쪽(출시 전 답 비중 80%+)출시 전출시 순간 변화이후
1인당 주간 질문약 1.1+0.027(유의하지 않음)기울기 변화 거의 0
1인당 주간 답약 3.76(조금씩 감소 중)−0.216(유의)매주 −0.013(유의) → 2023년 말 약 2.5
답 채택 비율약 0.402→0.395+0.024(유의)2023년 말 약 0.396
AI 답과의 유사도약 0.62(변화 없음)−0.001(유의하지 않음)약 0.627

질문 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쉬운 질문이 챗GPT로 이동하면서 사람이 답할 질문이 줄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람이 빠져나가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일도 줄어들어 계속 답할 이유가 약해질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같은 사이트를 따로 분석한 연구에서는 챗GPT 출시 6개월 만에 스택오버플로 활동이 러시아어·중국어 비교 사이트보다 25% 줄었다. 2025년 5월에는 월 질문 수가 사이트를 처음 연 2009년 수준까지 내려갔다는 분석도 있다.

답을 많이 쓴 사람보다 잘 아는 사람이 선택됐을까?

흥미로운 부분은 답의 양과 선택받는 정도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5만 4,575개 질문을 무작위로 골라 GPT-3.5가 쓴 답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용자가 실제로 쓴 답과 AI가 쓴 답이 얼마나 비슷한지 비교했다.

묻는 쪽 이용자의 답은 출시 뒤 AI 답과 0.018만큼 더 비슷해졌다. 연구진은 이것이 AI 도움을 받아 답을 쓴 정황과 맞지만, 특정 답을 챗GPT로 작성했다는 증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묻는 쪽의 답 채택률은 약 0.35에서 약 0.31로 떨어졌다. 반면 답하는 쪽은 출시 순간 채택률이 0.024 올라 약 0.396을 유지했다.

AI가 답을 만들어 주는 상황에서는 누구나 답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고르는 답에서는 다른 차이가 남았다.

답하던 사람은 무엇을 새로 물었을까?

답하는 쪽은 답을 줄이는 대신 새로운 주제를 더 많이 다뤘다. 연구진은 챗GPT 출시 뒤 처음 등장한 태그 6,503개를 새 태그로 정했고, 기존 태그 가운데 증가율 상위 10%인 5,086개를 떠오르는 태그로 정했다.

large-language-model, next.js13, spring-boot-3, php-8.2 같은 태그가 증가율 상위에 포함됐다. 이런 새 태그와 떠오르는 태그가 붙은 질문은 네 집단 가운데 답하는 쪽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집단새 태그가 붙은 질문떠오르는 태그가 붙은 질문
묻는 쪽1.90%6.23%
활동이 적은 사람2.40%7.41%
둘 다 하는 쪽2.89%8.15%
답하는 쪽3.34%8.85%

새 태그만 보면 답하는 쪽은 3.34%, 묻는 쪽은 1.90%였다. 약 1.8배 차이다. AI가 아직 충분히 다루지 못하는 새로운 주제가 결국 사람끼리 묻고 답할 거리로 남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럼 사장님은 글을 어떻게 써야 할까?

업종 정보를 쓰는 사장님은 스택오버플로의 답하는 쪽과 비슷한 위치에 있다. 고객이 물을 법한 가격, 과정, 주의할 점을 미리 설명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 연구를 그대로 가져오면 흔한 질문에 대한 글은 AI가 먼저 답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글의 개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차이를 만들기 어렵다.

대신 실제로 겪은 사례와 수치, 특정 조건처럼 다른 곳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내용을 기록하는 방향을 생각할 수 있다. 새 제도나 새 시술, 새 상품처럼 아직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주제를 먼저 다루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이것은 스택오버플로 연구 결과를 사장님 상황에 옮긴 해석이다. 연구가 동네 가게 홈페이지의 성과를 직접 검증한 것은 아니다.

연구에서 본 것사장님 글에 옮기면(해석)
AI 답과 비슷해진 답은 채택률 약 0.35→0.31AI로 늘린 비슷한 글은 고르는 사람(고객·AI)에게 덜 뽑힐 수 있다
답하는 쪽은 답 약 3분의 1 감소, 채택률 +0.024글 수보다 직접 겪은 사례·수치·조건이 든 글 한 편
새 태그 질문 3.34% vs 1.90%새 제도·새 시술·새 상품처럼 AI가 아직 모르는 질문을 먼저 다룬다
출시 뒤 답을 쓴 묻는 쪽의 82%가 원래 답하던 사람AI 도구만으로 '아는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 쌓인 기록이 먼저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AI가 검색 결과를 정리해 주는 흐름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025년 12월 네이버 검색 가운데 AI 브리핑이 붙는 검색이 20%를 넘었다. 네이버는 2026년 5월 28일 간담회에서 AI 브리핑 재료의 70%가 블로그·카페·지식iN 같은 이용자 글이라고 밝혔다.

사장님이 쓴 글은 AI 답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동시에 고객이 AI 답만 읽고 원문까지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단순히 많이 쓰는 것과 실제 경험을 기록하는 것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이 결과를 너무 크게 받아들이면 안 되는 이유는?

이번 연구는 프로그래밍 질문답변 사이트 한 곳을 대상으로 했다. 프로그래밍은 정답을 확인하기 쉬운 분야라서 맛이나 분위기, 친절처럼 정답이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 동네 가게 정보와는 성격이 다르다.

또 챗GPT 출시 뒤 1년만 봤기 때문에 2024년 이후의 더 성능 좋은 모델이 가져온 변화는 반영하지 않았다. 공개 자료의 한계 때문에 평판 점수와 추천 수를 성과 지표로 쓰지도 못했다.

AI 답과의 유사도 역시 AI 사용을 직접 확인한 증거가 아니다. 그리고 결과가 정반대로 나온 연구도 있다. 레딧의 정보 질문 커뮤니티 26곳과 비슷한 규모의 취미 커뮤니티 90곳을 비교해 게시물 27만 4,411개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3.4%가 넘는 감소를 찾지 못했다.

따라서 이 연구만으로 한국의 사장님들이 글을 적게 써야 한다거나 많이 써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AI가 흔한 답을 대신하는 환경에서는 글의 개수만큼 내용의 차이가 중요해진다는 점은 살펴볼 만하다.

요점 ① 답하는 쪽의 1인당 주간 답은 약 3.76개에서 약 2.5개로 약 3분의 1 줄었다. ② 묻는 쪽은 답을 0.175개, 약 16% 늘렸지만 채택률은 약 0.35에서 약 0.31로 떨어졌다. ③ 답하는 쪽의 채택률은 0.024 올랐고, 새 태그 질문 비율은 3.34%로 묻는 쪽의 1.90%보다 높았다. ④ 이 연구는 출시 뒤 1년의 프로그래밍 사이트 한 곳을 본 결과이며, 레딧 26곳 비교에서는 3.4%가 넘는 감소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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