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물어볼수록 가게가 비슷해질까?

좋은 답을 그대로 쓰는 것보다 우리 가게에 맞게 고르는 일이 중요하다

AI에게 가게 소개나 메뉴 구성을 물어보는 일은 이제 자연스럽다. 문제는 모두가 같은 AI의 좋은 답을 그대로 쓰면 가게끼리 비슷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 100곳 모의실험에서는 1등을 그대로 따라 할 때 업계 다양성이 0.140 줄었지만, 여러 방법 중 자기 조건에 맞는 것을 골라 쓰면 0.060만 줄었다.

문제는 AI를 쓰는 것이 아니다. 같은 답을 그대로 옮기느냐, 우리 가게 조건에 맞춰 골라 쓰느냐가 중요하다.

AI에게 물어보면 가게 글은 더 좋아질까?

좋아질 수 있다. 작가 3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AI 아이디어를 본 작가들의 참신함 점수가 8.1%, 쓸모 점수가 9% 올랐다. 창의성 점수가 낮은 작가는 아이디어를 5개 받았을 때 참신함 10.7%, 쓸모 11.5%, 글 완성도는 최대 26.6% 높아졌다.

그런데 다른 결과도 있었다. AI 아이디어를 받은 작가들의 소설끼리는 AI 없이 쓴 소설보다 10.7% 더 비슷했다. 각자에게는 더 좋은 결과가 생겼지만, 전체 결과물의 차이는 줄어든 셈이다.

작가 300명 실험(UCL·엑서터대, 2024.7)AI 없이 쓴 경우와 비교
참신함 점수(전체)+8.1%
쓸모 점수(전체)+9.0%
창의성 낮은 작가, 아이디어 5개: 참신함+10.7%
창의성 낮은 작가, 아이디어 5개: 쓸모+11.5%
창의성 낮은 작가: 글 완성도최대 +26.6%
소설끼리 비슷한 정도(아이디어 1개)+10.7%
평가자 수600명

가게 글도 실제로 서로 닮아 갈까?

실제 식당 홍보 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찰됐다. 이탈리아에서 2023년 4월 한 달 가까이 챗GPT가 막혔을 때, 런던비즈니스스쿨 연구진은 밀라노 식당의 인스타그램 글을 다른 지역 식당과 비교했다.

챗GPT가 막힌 동안 밀라노 식당 글끼리 쓰는 단어가 비슷한 정도는 15%, 문장 구조는 12%, 뜻은 2%, 말투는 3% 줄었다. 게시 횟수와 글 길이는 줄었지만 평균 좋아요는 약 3.5% 늘었다.

조사대상결과
밀라노 식당, 챗GPT 차단기(런던비즈니스스쿨, 2023.4)인스타그램 홍보 글단어 −15%·문장 구조 −12%·뜻 −2%·말투 −3% 덜 닮음, 좋아요 +3.5%
AI 22개 vs 사람 102명(듀크대·테크니온, 2025.1)새 쓰임새 떠올리기다양성 AI 0.459 / 사람 0.738
같은 조사단어 이어 가기AI 0.534 / 사람 0.835
같은 조사서로 먼 단어 고르기AI 0.665 / 사람 0.819

다른 AI를 쓰면 서로 달라질까?

꼭 그렇지는 않다. 미국 듀크대와 이스라엘 테크니온 연구진이 AI 모델 22개와 사람 102명에게 같은 창의성 문제를 냈을 때, 세 가지 문제 모두에서 AI끼리의 답이 사람끼리의 답보다 비슷했다.

새 쓰임새를 떠올리는 문제에서 다양성 점수는 AI 0.459, 사람 0.738이었다. 단어 이어 가기에서는 AI 0.534, 사람 0.835였고, 서로 먼 단어를 고르는 문제에서는 AI 0.665, 사람 0.819였다.

즉 AI를 하나에서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AI가 내놓은 답을 우리 가게의 조건에 맞게 판단하는 과정이다.

왜 1등 가게를 그대로 따라 하면 안 될까?

이 문제는 AI가 생기기 전에도 있었다. 도요타에서 시작해 제조업 전체로 퍼진 적시 생산이나, 기본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고 추가 기능에 돈을 받는 요금제가 그 예다.

이번 연구는 이런 방식을 그대로 따라야 하는 설계도가 아니라, 여러 선두 기업에서 반복되는 요소를 모은 '부분 틀'로 본다. 가져다 쓰는 곳이 자기 사정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뜻이다.

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한 모의실험에서는 서로 얽힌 예·아니오 결정 48개를 놓고 400회에 걸쳐 더 나은 조합을 찾게 했다. 결정끼리 얽힌 정도와 배우는 방식도 바꿔 가며 결과를 비교했다.

실험 조건(ESADE·임페리얼 칼리지, 2026.9)값
기업 수100곳
기업마다 내리는 예/아니오 결정48개(재현 32·64개)
결정끼리 얽힌 정도5단계
반복 횟수400회
환경이 바뀌는 시점200회째
배우는 방식4가지(어디서 배우나 × 따져 보고 쓰나)

그대로 따라 쓰는 것과 골라 쓰는 것은 얼마나 다를까?

차이는 업계에 남는 다양성에서 나타났다. 가장 잘하는 곳을 그대로 따라 한 방식은 다양성을 0.140 줄였고, 여러 선두 기업의 공통점을 모은 목록에서 자기 조건에 맞는 것을 골라 쓰는 방식은 0.060 줄였다.

두 방식 사이에는 약 2.3배 차이가 났다. 또 업계의 다양성을 가장 낮게 만들었을 때 생기는 성과 손실은 배울 대상을 1등 기업에서 무작위 기업으로 바꿨을 때보다 약 13배 컸다.

이 결과에서 중요한 것은 누구를 따라 하느냐만이 아니다. 여러 방법이 남아 있고, 그중 자기 상황에 맞는 것을 고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가장 흔한 방식을 모두에게 강제했을 때는 성과도 떨어졌다.

결과(기업 100곳 모의실험)숫자
1등 따라 하기: 다양성 감소0.140
목록에서 골라 쓰기: 다양성 감소0.060
두 방식의 차이약 2.3배
다양성을 최저로 낮췄을 때 손실 ÷ 배울 대상을 무작위로 바꿨을 때 손실약 13배
가장 흔한 방식을 모두에게 강제할 때성과 하락

환경이 바뀌면 비슷한 가게가 더 유리할까?

환경이 크게 바뀌면 그동안 비슷한 방식으로 움직인 업계가 단기적으로 얻는 부분도 있었다. 환경을 완전히 바꾸자 그동안 찾아 둔 최선의 자리에서 밀려난 기업이 98~100%에 달했고, 비슷한 업계에서는 다시 고칠 거리가 생겼다.

하지만 다양한 업계가 쌓아 둔 방법의 쓸모가 줄어든 뒤에도 순위가 완전히 뒤집히지는 않았다. 환경이 완전히 바뀌면 다양한 업계가 누리던 우위가 약 절반 줄었지만, 큰 변화를 겪은 다양한 업계가 아무 변화가 없던 비슷한 업계보다 높은 곳에서 끝났다.

환경이 완전히 바뀐 뒤결과
찾아 둔 최선의 자리에서 밀려난 기업98~100%
비슷비슷한 업계의 최고 성과 변화오름(가장 좁은 조건의 2단계에서는 없음)
다양한 업계의 최고 성과 변화내림
다양한 업계의 우위약 절반 줄지만 끝까지 앞섬
모범 사례 가운데 지지를 잃는 것12개 중 1개 미만
모범 사례 목록의 선택지 다양성40% 넘게 줄어듦

많이 쓰는 방법이면 지금도 맞는 방법일까?

그렇다고 볼 수 없다. 환경이 바뀐 뒤에도 모범 사례 가운데 지지를 잃는 것은 12개 중 1개 미만이었다. 그런데 선택지의 다양성은 40% 넘게 줄었다.

많이 쓰이는 방법이 계속 남아 있으면 지금도 맞는 방법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효과가 떨어졌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가게 운영에서도 마찬가지다. AI에게 "요즘 잘되는 가게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 얻은 답은 여러 곳에서 반복된 방법일 수 있다. 그것이 지금 우리 가게에서 실제로 맞는 방법이라는 뜻은 아니다.

그럼 사장님은 AI 답을 어떻게 써야 할까?

첫째, AI에게 정답 하나만 달라고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선택지를 3~5개 받아 놓으면 우리 가게에 맞는 방법을 고를 여지가 생긴다.

둘째, 상권과 단골 비율, 가격대처럼 우리 가게의 조건을 놓고 직접 고른다. 연구에서도 판단하고 고르는 능력이 있는 곳만 이득을 봤다.

셋째, AI가 대신 만들 수 없는 사실을 홈페이지에 남긴다. 직접 잰 숫자, 실제 조리나 시술 과정, 실패한 뒤 바꾼 내용처럼 우리 가게에서 나온 사실이다.

넷째, "다들 그렇게 한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하지 않는다. 모두가 같은 방법을 쓰면 그 방법이 가진 차별점도 줄어들 수 있다.

할 일연구에서 나온 근거가게에 옮기면(예상)
답 하나 대신 선택지 3~5개 받기여러 곳에서 모은 목록 + 골라 쓰기 = 다양성 감소 0.060선택지 폭 유지
우리 조건에 맞춰 직접 고르기모두에게 강제하면 성과 하락가게마다 다른 선택
우리 가게만의 사실 남기기모두 같은 방식으로 고치면 효과 +0.802→+0.007다른 가게와 다른 문장 확보
"다들 한다"를 근거에서 빼기지지를 잃는 방식 12개 중 1개 미만, 선택지 다양성 −40% 넘게유행 따라가기 전에 한 번 더 확인

결국 AI를 덜 써야 한다는 뜻일까?

그 뜻은 아니다. 지금까지의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AI를 쓰면 결과물이 좋아질 수 있다는 점과, 같은 AI의 답을 그대로 적용하면 결과물이 서로 비슷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AI를 쓰지 않는 것보다 AI의 답을 그대로 쓰지 않는 방식이 중요하다. AI에게 여러 선택지를 받고, 그중 우리 가게에 맞는 것을 판단하고, AI가 알 수 없는 우리 가게의 사실을 남기는 것이다.

다만 이 연구만으로 동네 가게들이 실제로 얼마나 비슷해지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기업 100곳 모의실험은 실제 가게가 아니라 정해진 조건에서 진행됐고, 밀라노 연구도 한 도시의 한 달간 인스타그램 글을 살펴본 것이다.

한국 가게를 직접 측정한 자료도 아직 없다. KISDI 조사(2026.4)에서 단독자영업자의 생성형 AI 이용률은 12.6%였고, 따라서 동네 가게들이 서로 닮아 가는 현상은 아직 초기이거나 측정되지 않은 상태로 봐야 한다.

요점 ① 기업 100곳 모의실험에서 1등 따라 하기는 다양성을 0.140, 골라 쓰기는 0.060 줄였다. ② 작가 300명 실험에서 AI 아이디어 사용 후 참신함은 8.1% 올랐지만 소설끼리 비슷한 정도는 10.7% 높아졌다. ③ 밀라노 식당에서는 챗GPT가 막힌 동안 홍보 글의 단어 유사도가 15% 줄었고 평균 좋아요는 3.5% 늘었다. ④ 환경이 완전히 바뀐 뒤에도 모범 사례 가운데 지지를 잃는 것은 12개 중 1개 미만이었지만 선택지 다양성은 40% 넘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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