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먼저 해 본 일이 있어야 빨리 쓸 수 있을까?

재택근무를 먼저 도입한 미국 회사는 생성형 AI 도입도 빨랐다. 작은 가게는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AI를 빨리 들인 회사에는 그전에 일하는 방식을 디지털로 바꿔 본 경우가 많았다. 미국 회사에서 원격 채용 비율이 10%포인트 높았던 곳은 2년 뒤 생성형 AI를 언급한 채용 공고 비율도 0.4%포인트 높았다. 작은 가게도 AI부터 시작하기보다 정보를 정리하고 공유하는 일부터 해 두면 다음 기술을 붙이기 쉬워질 수 있다.

AI는 갑자기 시작하는 기술이 아니라, 앞에서 정리해 둔 일 위에 얹는 기술일 수 있다.

재택근무를 해 본 회사가 왜 AI도 빨랐을까?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 연구진은 미국 온라인 채용 공고를 분석했다. 2021년부터 2022년 3분기까지 원격 채용 비율을 측정하고, 2024년 9월까지 12개월 동안 낸 공고에서 생성형 AI 도구나 기술이 언급됐는지를 살폈다. 챗GPT가 나온 2022년 11월의 영향을 빼기 위해 2022년 4분기는 분석에서 제외했다.

연구 대상은 2023~24년에 공고를 10건 이상 낸 미국 회사다. 회사당 평균 공고는 194건이었고, 이 가운데 생성형 AI 언급은 약 0.1%였다. 이 연구가 말하는 핵심은 원격근무 자체가 AI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 아니다. 원격근무를 준비하면서 생긴 장비, 데이터, 사람, 일하는 방식이 다음 기술을 들이는 데 다시 쓰였다는 설명이다.

항목내용
연구 기관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 2026년 8월 공개
자료라이트캐스트 미국 온라인 채용 공고(2010.1~2024.9)
대상 회사2023~24년 공고 10건 이상 낸 회사(인력 파견사·인턴·시간제 공고 제외)
회사당 평균 공고194건, 이 중 생성형 AI 언급 약 0.1%
회사×직무 단위 평균 공고약 11건
원격근무 측정 시기2021년~2022년 3분기(4분기 제외)
AI 도입 측정 시기2024년 9월까지 12개월
사무실 복귀 정책 자료1,336개 회사(Flex Index)
투자자 설명회 녹취2019.1~2025.9

원래 앞서가던 회사라서 둘 다 잘한 것 아닌가?

그럴 가능성은 있다. 원래 새로운 기술을 잘 쓰던 회사가 재택근무도 빨리 하고 AI도 빨리 썼을 수 있다. 재택근무가 쉬운 직무가 AI를 쓰기에도 좋은 직무였을 수도 있다.

연구진은 이 차이를 줄이기 위해 회사가 마음대로 선택하기 어려웠던 재택근무 압력을 비교했다. 주변 회사들이 재택을 복지로 내건 지역에서는 사람을 뽑기 위해 원하지 않아도 원격근무를 더 도입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코로나 전 출퇴근 시간이 긴 지역의 회사도 따로 비교했다.

이런 조건을 고려한 뒤에도 차이는 남았다. 원격 채용 비율이 10%포인트 높았던 회사는 생성형 AI를 언급한 공고가 0.4%포인트 많았고, 같은 회사 안에서 직무끼리 비교하면 차이는 0.7%포인트였다.

비교원격 채용 +10%p일 때 생성형 AI 공고 변화
회사끼리 비교+0.4%p(2024년까지)
같은 회사 안 직무끼리 비교+0.7%p
공고에 AI를 한 번이라도 적을 가능성약 +0.9%p
효과가 큰 업종정보 산업, 의사결정이 많은 업종(금융·사업서비스)

절대 숫자만 보면 차이가 작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평균 회사의 생성형 AI 공고 비율 자체가 0.1% 안팎이었기 때문에, 연구진은 이 차이를 의미 있는 변화로 봤다.

그럼 무엇이 다음 기술을 쉽게 만들었을까?

연구진이 본 경로는 크게 장비와 데이터, 사람이다. 원격근무를 하려면 클라우드와 원격 접속, 보안 장비가 필요하다. 업무를 문서로 남기는 습관도 생기고, 기술과 관리 역량을 가진 사람을 더 뽑게 된다.

이렇게 한 번 만들어 둔 기반은 생성형 AI를 들일 때 다시 사용할 수 있다. 투자자 설명회 녹취록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재택근무와 함께 이야기된 데이터 인프라, 클라우드·원격 접속, 보안 투자가 AI 투자와 함께 다시 등장했다.

경로연구에서 확인된 내용
장비·데이터재택 관련 데이터·클라우드·보안 투자가 AI 투자 설명에서 다시 등장
사람재택 도입 뒤 기술·의사결정·관리 역량 채용 증가
일하는 방식업무를 쪼개고 문서로 남기면 AI를 끼워 넣기 쉬움(연구진 가설)
사무실 복귀 회사재택 비율에 따른 AI 도입 반응이 「상당히 더 큼」
효과가 더 큰 회사이전에 기술 인력·복잡한 직무·관리직을 더 뽑은 회사

흥미로운 결과도 있다. 사무실 복귀를 지시한 회사에서는 재택 비율이 AI 도입에 미치는 효과가 오히려 더 컸다. 연구진은 흩어진 팀의 비효율을 AI 자동화로 보완하려 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앞 기술이 완전히 잘 맞지 않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생긴 문제와 준비가 다음 기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의 작은 회사도 같은 흐름이 보일까?

한국 자료에서도 앞 단계와 다음 단계가 함께 나타나는 모습은 있다. 고용노동부가 2020년 8월 조사한 결과, 5인 이상 사업체 가운데 재택근무를 운영한 곳은 48.8%였다. 10~29인 사업체는 43.9%, 30~99인은 42.7%로 100~299인 54.0%, 300인 이상 51.5%보다 낮았다.

제조업에서는 스마트공장을 먼저 도입한 곳이 AI에 조금 더 가까웠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25년 1월 발표한 조사에서 스마트공장 도입률은 19.5%였고, 도입한 곳의 75.5%가 기초 단계였다. 제조 AI 도입률은 0.1%, 도입 계획은 1.6%였지만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기업에서는 AI 도입 또는 계획 비율이 5.2%였다.

다만 이것은 두 집단의 숫자를 비교한 결과다. 스마트공장을 먼저 도입했기 때문에 AI가 빨라졌다고 인과관계를 말할 수 있는 자료는 아니다.

조사숫자
고용노동부 2020.8, 재택 운영전체 48.8% / 10~29인 43.9% / 30~99인 42.7% / 100~299인 54.0% / 300인↑ 51.5%
같은 조사, 업무 효율 상승 응답인사담당자 66.7% / 근로자 73.9%
같은 조사, 재택 유지 의향51.8%
중기부 2025.1, 스마트공장 도입19.5%(중소기업 18.6%), 기초 단계 75.5%
같은 조사, 제조 AI도입 0.1% / 계획 1.6% /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 중 5.2%
같은 조사, 전담 인력·교육 예산19.5% / 6.6%
KISDI 2026.4, 단독 자영업자 생성형 AI 이용률12.6%

작은 가게는 어디부터 시작하면 될까?

이 연구를 동네 가게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연구 대상은 미국에서 채용 공고를 10건 이상 낸 회사였기 때문에, 공고를 거의 내지 않는 1~4인 가게의 현실을 직접 보여 주지는 않는다.

그래도 연구진이 말한 재사용 가능한 기반을 가게에 맞춰 보면 순서는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가격, 메뉴, 영업시간, 자주 받는 문의처럼 고객에게 반복해서 알려 주는 정보를 한곳에 정리한다. 그다음 예약·주문·문의를 공유 도구로 옮기고, 누가 정보를 고칠지 정한다.

그 위에 AI 상담이나 글쓰기 도구를 얹는 방식이다. 정보가 종이나 사장님 머릿속에만 있으면 AI를 써도 넣어 줄 재료가 부족하다. 반대로 정보가 정리되고 공유되고 관리되고 있다면 AI를 붙일 자리가 생긴다.

단계(예상)가게에서 하는 일연구 속 대응 경로
1가격·메뉴·시간·자주 받는 문의를 한 문서로 정리데이터 인프라
2예약·주문·문의를 공유 도구(클라우드 문서·예약 시스템)로 옮김클라우드·원격 접속
3정보를 고칠 담당자와 주기를 정함관리 역량
4그 위에 AI 상담·글쓰기 도구를 얹음생성형 AI 도입

미국에서도 작은 회사는 차이가 있었을까?

미국 인구조사국의 사업 동향 조사에서는 1~4인 회사의 AI 사용률이 2023년 9월 4.6%에서 2024년 8월 5.8%로 올랐다. 250인 이상 회사는 같은 기간 5.2%에서 7.8%로 올랐다.

2주마다 오른 폭은 1~4인 회사가 0.05%포인트, 250인 이상 회사가 0.11%포인트였다. 연방준비제도는 2025년 12월 기준 AI를 들인 회사를 약 18%로 집계했고, 2025년 11월 문항이 바뀐 뒤에는 큰 회사의 사용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미국 BTOS2023.92024.82주당 상승
1~4인4.6%5.8%0.05%p
250인 이상5.2%7.8%0.11%p
전체(연준, 2025.12)—약 18%—

한국에서도 단독 자영업자의 생성형 AI 이용률은 2026년 4월 조사에서 12.6%였다. 작은 사업자도 이미 AI를 쓰고 있지만, 모든 가게가 같은 출발점에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연구만 보고 서두르면 안 되는 이유는?

첫째, AI 도입을 실제 사용량이 아니라 채용 공고의 문구로 측정했다. 직원이 개인적으로 챗GPT를 쓰는 경우는 잡히지 않는다. 둘째, 미국에서 공고를 10건 이상 낸 회사만 분석했기 때문에 작은 가게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셋째, 자료는 2024년 9월까지다. 그 이후 AI 도구의 가격과 사용법이 달라지면서 기술을 시작하는 문턱도 낮아졌을 수 있다. 넷째, 금융·사업서비스 업종 안에서의 직무별 효과는 눈에 띄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연구는 작은 가게가 반드시 재택근무부터 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을 필요가 없다. 핵심은 순서다.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리하고, 함께 보고 고칠 수 있게 만들고, 관리할 사람을 정한 뒤 AI를 붙이는 것이다. AI가 일을 대신하기 전에 AI가 읽을 수 있는 가게의 정보부터 만들어 두는 셈이다.

요점 ① 원격 채용 비율이 10%포인트 높았던 미국 회사는 2년 뒤 생성형 AI 공고가 0.4%포인트 많았다. ② 같은 회사 안에서 직무끼리 비교하면 차이는 0.7%포인트였고, 평균 생성형 AI 공고 비율은 약 0.1%였다. ③ 한국 중소 제조업의 제조 AI 도입률은 0.1%, 스마트공장 도입 기업의 AI 도입 또는 계획 비율은 5.2%였다. ④ 작은 가게에는 정보 정리 → 공유 도구 → 담당자 → AI의 4단계 순서를 예상할 수 있지만, 이 연구는 공고 10건 이상인 미국 회사만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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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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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조직 #기술 사다리 #원격근무 #생성형 AI 도입 #채용 공고 #디지털 전환 순서 #소상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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