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사양은 숫자만 적으면 될까?
숫자에 쉬운 설명을 붙이면 초보 고객의 이해와 신뢰가 높아진다
상품 사양을 숫자로만 적으면 잘 아는 고객에게는 충분할 수 있지만, 초보 고객에게는 뜻을 알기 어렵다. 이번 실험에서는 숫자만 본 초보 고객의 60%가 용어가 헷갈렸지만, 등급과 쉬운 설명을 함께 붙이자 34%로 줄었다. 설명을 더해도 잘 아는 고객의 평가가 떨어지지 않았다.
숫자 사양에는 그 숫자가 무엇에 쓰이는지 설명하는 한 줄을 함께 붙이는 것이 좋다.
사양을 숫자로만 적으면 고객이 알아들을까?
이번 연구는 노트북 상담 챗봇을 이용해 상품 정보를 어떻게 설명해야 고객이 잘 이해하는지 살펴봤다. 독일 GESIS와 네덜란드 트벤테대 연구진은 영국과 미국 성인 251명에게 노트북 상담 챗봇을 사용하게 했다.
챗봇은 고객에게 노트북을 어디에 쓸지 묻고 화면, 메모리(RAM), 저장공간, CPU, 그래픽카드 등을 차례로 권했다. 챗봇이 즉석에서 문장을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정해진 문장을 보여 주도록 만들어 설명 방식의 차이를 살폈다.
| 항목 | 값 |
|---|---|
| 참가자 | 251명(영국· |
| 성별 | 남 124· |
| 초보 / 잘 아는 고객 기준 | 지식 1~4점 / 5~7점(평균 3.0 / 5.6) |
| 조건별 인원(초보) | 30· |
| 조건별 인원(잘 아는 고객) | 31· |
| 평균 참여 시간 | 6분 40초 |
| 발표 | CHIIR 2026(2026년 3월), arXiv 2026년 8월 |
참가자는 스스로 평가한 노트북 지식에 따라 초보 고객과 잘 아는 고객으로 나뉘었다. 초보는 1~4점, 잘 아는 고객은 5~7점으로 나눴다.
같은 숫자라도 어떻게 설명했나?
연구에서는 같은 상품 정보를 네 가지 방식으로 보여 줬다. 숫자만 보여 주거나, 숫자에 등급을 붙이거나, 숫자에 쉬운 설명을 붙이거나, 등급과 설명을 모두 붙였다.
예를 들어 메모리 사양을 숫자만 적으면 「메모리는 8~16GB를 고려하세요」라고 말했다. 설명을 붙인 경우에는 메모리를 「작업용 기억 공간」이라고 풀어 쓰고, 여러 일을 한꺼번에 하거나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릴 때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덧붙였다.
| 방식 | 챗봇이 한 말(메모리 예) |
|---|---|
| 숫자만 | 「메모리는 8~16GB를 고려하세요.」 |
| 숫자+등급 | 「… 8~16GB, 보급형에서 중급형 구성입니다.」 |
| 숫자+설명 | 「… 8~16GB. 메모리(작업용 기억 공간)는 여러 일을 한꺼번에 하고 무거운 프로그램을 매끄럽게 돌리게 해 줍니다.」 |
| 숫자+등급+설명 | 등급과 설명을 모두 붙임 |
여기서 중요한 점은 등급 이름만 붙인 방식이다. 「보급형」이나 「중급형」이라는 말만 추가한다고 해서 초보 고객이 더 쉽게 이해한 것은 아니었다.
초보 고객에게는 어떤 설명이 통했나?
초보 고객은 숫자와 등급과 설명을 모두 붙인 방식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정보의 양이 알맞다는 점수는 3.91점, 새로 배웠다는 점수는 3.97점, 믿을 만하다는 점수는 3.80점이었다.
숫자만 보여 준 경우에는 각각 3.10점, 2.86점, 3.38점이었다. 숫자에 설명을 붙이면 고객이 정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고, 등급까지 함께 붙이면 평가가 더 높아졌다.
| 초보 고객(5점 만점) | 숫자만 | 숫자+등급 | 숫자+설명 | 숫자+등급+설명 |
|---|---|---|---|---|
| 정보 양이 알맞다 | 3.10 | 2.67 | 3.31 | 3.91 |
| 새로 배웠다 | 2.86 | 2.87 | 3.73 | 3.97 |
| 필요한 정보였다 | 3.79 | 3.63 | 3.88 | 4.20 |
| 믿을 만하다 | 3.38 | 2.83 | 3.46 | 3.80 |
| 덧붙인 말이 도움 됐다 | — | 2.97 | 3.88 | 4.20 |
특히 등급만 붙이는 방식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초보 고객의 신뢰 점수는 2.83점으로 숫자만 보여 준 경우의 3.38점보다 낮았고, 정보의 양이 알맞다는 점수도 2.67점으로 더 낮았다.
연구에서 확인된 내용은 단순하다. 「보급형·중급형」이라는 이름을 먼저 붙이는 것보다, 그 등급이 어떤 뜻인지 설명하는 내용이 함께 있어야 초보 고객에게 정보가 제대로 전달됐다.
설명을 붙이면 잘 아는 고객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이 부분도 가게 홈페이지나 상담 챗봇을 만들 때 중요하다. 설명을 붙이면 초보 고객만 좋아하고 잘 아는 고객은 불편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실험에서는 잘 아는 고객의 평가가 네 가지 방식 사이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등급과 설명을 모두 붙인 방식에서 정보의 양이 알맞다는 점수는 3.96점, 믿을 만하다는 점수는 3.76점으로 나타났다.
| 잘 아는 고객(5점 만점) | 숫자만 | 숫자+등급 | 숫자+설명 | 숫자+등급+설명 |
|---|---|---|---|---|
| 정보 양이 알맞다 | 3.26 | 3.25 | 3.69 | 3.96 |
| 새로 배웠다 | 2.87 | 2.86 | 3.14 | 3.20 |
| 믿을 만하다 | 3.29 | 3.18 | 3.69 | 3.76 |
따라서 고객의 지식 수준에 따라 상품 설명 화면을 따로 나누기보다, 하나의 화면에 숫자와 등급, 쉬운 설명을 함께 넣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초보 고객에게는 이해를 돕고, 잘 아는 고객에게도 평가가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객은 사양 말고 무엇을 더 알고 싶어 할까?
고객이 모르는 것은 사양의 숫자만이 아니다. 실험 마지막에는 챗봇의 질문에 답하려면 어떤 정보가 더 필요한지 자유롭게 적게 했다.
초보 고객이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은 용어 혼란이었다. 숫자만 보여 준 경우 초보 고객의 60%가 용어가 헷갈렸다고 답했고, 숫자와 설명을 함께 보여 주면 43%, 등급과 설명까지 함께 보여 주면 34%로 줄었다.
| 자유 응답 | 초보 | 잘 아는 고객 |
|---|---|---|
| 용어가 헷갈렸다(숫자만) | 60% | 16% |
| 용어가 헷갈렸다(숫자+등급) | 60% | 23% |
| 용어가 헷갈렸다(숫자+설명) | 43% | 11% |
| 용어가 헷갈렸다(숫자+등급+설명) | 34% | 10% |
| 가격· | 12% | 36% |
| 추천 정확도를 「모르겠다」고 답함 | 53명 | 13명 |
반면 잘 아는 고객은 가격, 브랜드, 무게 같은 다른 정보를 더 원했다. 이 항목을 원한다고 답한 비율은 초보 고객이 12%, 잘 아는 고객이 36%였다.
추천이 정확한지 판단하기 어려워 「모르겠다」고 답한 사람도 초보 고객이 53명으로, 잘 아는 고객의 13명보다 많았다. 초보 고객에게는 상품의 숫자를 더 많이 보여 주는 것보다 그 숫자가 어떤 의미인지 먼저 알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가게 홈페이지에는 어떻게 적어야 할까?
이번 결과를 가게 홈페이지에 옮길 때는 상품 사양을 숫자로 끝내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예상). 「RAM 8~16GB」처럼 적었다면 그 아래에 메모리가 무엇을 하는지, 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이 사양을 필요로 하는지 쉬운 말로 한 줄을 붙이는 식이다.
「보급형」이나 「중급형」 같은 등급을 사용할 때도 이름만 붙이지 않는 것이 좋다. 등급을 표시한다면 그 등급이 어떤 구성인지 알 수 있도록 사양의 의미와 함께 설명해야 한다.
상담 챗봇도 같은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 고객이 「이 제품 괜찮나요?」라고 물었을 때 숫자만 나열하기보다, 해당 숫자가 실제 사용에서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는 문장이 함께 있어야 한다.
한국에서도 AI에게 궁금한 것을 바로 묻고 이어서 질문하는 이용자가 적지 않다. 오픈서베이가 2026년 7월 10~59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생성형 AI 이용자의 56.9%가 궁금하면 바로 AI에 물었고 42.3%는 한 번에 끝내지 않고 이어서 물었다.
| 한국· | 값 |
|---|---|
| 궁금하면 바로 AI에 묻기(한국 AI 이용자, 2026.7) | 56.9% |
| 이어서 묻기(한국 AI 이용자, 2026.7) | 42.3% |
| 45세 이상 메시지 비중(세계, 2024.7→2026.6) | 11.7% → 15.1% |
이번 연구는 노트북이라는 한 품목을 대상으로 했고, 정해진 문장을 보여 주는 챗봇에서 진행됐다. 따라서 모든 상품과 모든 상담 상황에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래도 상품 정보를 작성하는 데 참고할 점은 분명하다. 숫자는 그대로 두되 고객이 그 숫자의 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설명을 붙이고, 등급을 사용한다면 등급 이름만 던지지 않는 것이다.
홈페이지에 이렇게 정리해 둔 상품 정보는 상담 챗봇이 고객에게 답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 되기도 한다. 고객이 숫자를 모를 수 있다는 전제로 상품 정보를 작성하면, 홈페이지를 읽는 고객과 AI를 통해 상품을 묻는 고객 모두에게 필요한 설명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된다.
① 숫자만 본 초보 고객의 60%가 용어를 헷갈렸고, 등급+설명을 붙이자 34%로 줄었다 ② 숫자+등급+설명에서 초보 고객의 신뢰는 3.80점, 새로 배웠다는 점수는 3.97점이었다 ③ 등급만 붙인 초보 고객의 신뢰는 2.83점으로 숫자만의 3.38점보다 낮았다 ④ 잘 아는 고객의 36%는 가격·브랜드·무게 등 다른 정보를 원했고, 설명을 붙여도 평가가 떨어지지 않았다
같이 읽을 글
자료 출처
- "I don't know anything about laptops!" – User Perception of Digital Product Advisors Adapting to Their Knowledge Levels(Schott·Papenmeier·Hienert·Kern, GESIS·트벤테대, CHIIR 2026, arXiv 2026년 8월 제출, 251명)
- 같은 논문 전체 본문 PDF(표 1 설명 방식 예시, 표 2 조건별 평균, 5.2절 자유 응답 분석)
- 실험 자료·챗봇 문장 공개(OSF, 같은 연구진)
- Cleo: A Transparent and Controllable Chatbot for Conversational Commerce(같은 연구진, 상품 사양 3,638개 기반 상담 챗봇 시연)
- AI 검색 트렌드 리포트 2026 하반기(오픈서베이, 2026.7, 전국 1,000명 — 바로 묻기 56.9%·꼬리 질문 42.3%)
- OpenAI Signals 이용 데이터(오픈AI, 2026.8 발표, 월 30만 메시지 표본, 2024.7~2026.6 — 45세 이상 메시지 비중 11.7→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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