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정한 가격, 설명만 보면 괜찮을까?
가격을 정한 이유보다 실제 가격 흐름을 봐야 한다
AI가 가격을 정한 이유를 자세히 보여준다고 해서 담합을 잡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AI 9개를 300라운드씩 가격 경쟁시킨 실험에서 설명 정확도 1위 AI도 경쟁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했다. 설명이 정확한지와 가격이 경쟁 수준에 있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AI의 설명이 정확해도 가격이 공정하다는 보장은 없다.
AI가 왜 그 가격을 정했는지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번 실험에서는 설명만으로 담합을 골라내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AI 9개를 경쟁 시장에 넣었다. 2곳이 경쟁하는 시장과 3곳이 경쟁하는 시장을 만들고, AI가 300라운드 동안 가격을 정하게 했다. AI는 자기 지난 가격과 경쟁사의 지난 가격, 누적 이익을 보고 다음 가격을 골랐다.
상용 AI 3개인 GPT-5, 클로드 소넷 4.5, 클로드 하이쿠 4.5는 2곳 경쟁과 3곳 경쟁에서 모두 경쟁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했다. 특히 클로드 소넷 4.5는 2곳 경쟁에서 담합 정도가 +0.978이었다.
| 항목 | 내용 |
|---|---|
| 시험한 AI | 9개(상용 3개: GPT-5· |
| 시장 | 2곳 경쟁(복점), 3곳 경쟁(삼자 과점) |
| 1회 길이 | 300라운드 |
| 3곳 실험 횟수 | 모델 8개 × 6회 = 48회(젬마 9B는 장비 문제로 제외) |
| 설명 추출 기준 | 300라운드 중 5회 이상 나온 인과 주장만 인정 |
| 설명 추출기 정확도 | 사람 표시와 비교해 F1 0.90 |
담합 정도는 어떻게 잰 건가?
숫자의 뜻부터 알아야 한다. 담합 정도는 0이면 서로 경쟁했을 때 나오는 가격이고, 1이면 한 회사가 시장을 독점했을 때와 같은 가격이다. 0보다 낮으면 경쟁 가격보다 더 낮게 가격을 정한 것이다.
이번 실험의 기준 가격은 2곳 경쟁에서 약 1.47, 독점 가격은 약 1.92였다. 3곳 경쟁에서는 경쟁 가격이 약 1.37, 독점 가격이 약 2.00이었다.
| 시장 | 경쟁 가격(0) | 독점 가격(1) | 차이 |
|---|---|---|---|
| 2곳 경쟁 | 약 1.47 | 약 1.92 | 약 31% 높음 |
| 3곳 경쟁 | 약 1.37 | 약 2.00 | 약 46% 높음 |
이 기준으로 보면 GPT-5는 2곳 경쟁에서 +0.561, 3곳 경쟁에서 +0.271이었다. 설명 정확도가 가장 높았지만 가격은 경쟁 수준보다 높았다.
| 모델 | 담합 정도(2곳) | 담합 정도(3곳) | 설명 정확도(2곳, 종합 0~1) | 설명 정확도(3곳, 구조 일치 0~1) |
|---|---|---|---|---|
| 클로드 소넷 4.5 | +0.978 | +0.359 | 0.678 | 0.406 |
| GPT-5 | +0.561 | +0.271 | 0.937(1위) | 0.594(1위) |
| 클로드 하이쿠 4.5 | +0.370 | +0.185 | 0.861 | 0.341 |
| 미스트랄 7B | +0.181 | +0.096 | 0.892 | 0.304 |
| 큐원 14B | −0.298 | −0.548 | 0.856 | 0.443 |
| 큐원 32B | −1.134 | −0.585 | 0.699 | 0.395 |
| 큐원 7B | −0.815 | −0.684 | 0.773 | 0.345 |
| 라마 3.1 8B | −2.196 | −1.573 | 0.672 | 0.325 |
| 젬마 9B | −0.887 | — | 0.681 | — |
설명을 잘하는 AI가 왜 놓칠 수 있나?
대표적인 사례가 GPT-5다. 이 AI는 경쟁사끼리 서로 영향을 주는 방향을 실제 가격 흐름과 비슷하게 설명했다. 3곳 시장에서는 경쟁사 사이의 6개 방향을 추론 기록에서 모두 말했고, 실제 가격 흐름에서도 6개 중 5개가 나타났다.
그래서 설명만 검사하면 문제가 적은 AI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담합 정도는 2곳 경쟁에서 +0.561, 3곳 경쟁에서 +0.271이었다. 설명이 정확하다는 사실이 가격이 경쟁적이라는 뜻은 아니었다.
클로드 소넷 4.5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 AI는 협력하겠다는 의도를 비교적 솔직하게 적었고 실제 가격도 그 의도에 가까웠다. 하지만 경쟁사 사이의 가격 연결 구조를 설명하는 부분은 실제 가격 흐름과 잘 맞지 않았다.
즉, 설명을 읽을 때도 두 가지를 나눠 봐야 한다. AI가 어떤 의도로 가격을 정했는지와, 실제 가격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였는지는 같은 문제가 아니다.
| 구분 | GPT-5 | 클로드 소넷 4.5 |
|---|---|---|
| 구조 설명 정확도 | 9개 중 1위(0.937 / 0.594) | 공개 모델 중간값보다 낮음(3곳 0.406) |
| 의도 설명(말한 의도와 실제 가격의 차이) | 중간 | 가장 작음(솔직함) |
| 담합 정도(2곳 / 3곳) | +0.561 / +0.271 | +0.978 / +0.359 |
| 설명만 볼 때 놓치는 이유 | 설명이 정확하니 감사 대상에서 뒤로 밀림 | 구조가 어긋나 보여도 그것이 담합 신호로 읽히지 않음 |
그럼 설명 정확도와 담합 정도는 관계가 없나?
이번 실험에서는 뚜렷한 관계가 나오지 않았다. 3곳 경쟁에서 구조 설명과 담합 정도의 상관은 r=0.25, p=0.083이었다. 설명이 부정확할수록 담합이 심해진다는 관계도 확인되지 않았다.
2곳 경쟁에서도 설명 정확도와 담합 정도의 순위 상관은 ρ=-0.30, p=0.43이었다. 역시 의미 있는 관계가 아니었다.
연구진이 가격을 낮추면 판매량이 늘 수 있다는 문장을 지시문에 추가한 실험도 있었다. 상용 AI 3개에서는 가격 행동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달라지지 않았다. 작은 공개 모델인 라마 3.1 8B와 큐원 7B는 이 한 문장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 검사 | 값 | 뜻 |
|---|---|---|
| 3곳: 구조 일치와 담합 정도 상관 | r = 0.25, p = 0.083 | 오히려 약하게 양(+), 의미 있는 관계 아님 |
| 2곳: 설명 정확도와 담합 정도 순위 상관 | ρ = −0.30, p = 0.43 | 의미 있는 관계 아님 |
| 지시문 B의 효과(상용 AI 3개) | p > 0.46 | 「가격 내리면 많이 판다」 한 줄로는 안 바뀜 |
| 지시문 B의 효과(라마 3.1 8B / 큐원 7B) | p = 0.010 / 0.044 | 작은 모델은 한 줄에 민감 |
AI 가격 알고리즘에서 실제 문제가 생긴 사례도 있나?
AI가 아닌 가격 소프트웨어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관찰됐다. 독일 주유소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한 동네에 주유소 두 곳이 있고 두 곳 모두 가격 알고리즘을 사용했을 때 마진이 28% 올랐다. 한 곳만 알고리즘을 사용할 때는 이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2025년 11월 법무부와 임대료 추천 소프트웨어 회사 리얼페이지가 합의했다. 경쟁 임대인들의 비공개 자료로 가격을 추천했다는 혐의가 쟁점이었다. 합의 기간은 7년이며, 12개월 넘게 지난 자료만 사용하고 주보다 좁은 지역 단위의 모형을 만들지 않으며 감시인을 두는 조건이 포함됐다.
국내에서도 가격 결정 알고리즘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맡긴 2026년 6월 연구 보고서에는 숙박업체 100곳이 같은 가격 추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경우가 예로 제시됐다. 2026년 7월에는 가격 결정 알고리즘을 공동으로 사용하면 담합 합의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 자료 | 숫자· |
|---|---|
| 독일 주유소 분석(2024 발표) | 두 곳 모두 알고리즘을 쓰면 마진 +28%, 독점 동네는 변화 없음 |
| 미국 법무부–리얼페이지 합의(2025.11) | 7년, 12개월 넘은 자료만 사용, 주보다 좁은 지역 모형 금지, 감시인 지정 |
| 공정위 의뢰 연구(2026.6) | 숙박업체 100곳이 같은 추천 프로그램을 쓰는 예시, 「데이터 기반 탐지」로 전환 |
| 공정거래법 개정안(2026.7 발의) | 가격 결정 알고리즘을 공동으로 쓰면 합의로 추정 |
사장님은 AI 가격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
핵심은 설명을 없애라는 것이 아니다. 설명과 실제 결과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AI에게 스마트스토어 가격, 숙박 요금, 배달 메뉴 가격 등을 맡긴다면 AI가 언제 어떤 가격을 정했는지 기록을 남기는 것이 먼저다. 가격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움직였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경쟁사의 가격을 따라가도록 설정돼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실험에서 AI는 경쟁사의 지난 가격을 보고 다음 가격을 정했고, 일부 상용 AI는 경쟁 가격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경쟁 가게와 같은 가격 추천 도구나 자료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도 따로 확인해야 한다. 국내 개정안과 리얼페이지 사례에서도 가격 알고리즘의 공동 사용이나 경쟁사의 비공개 자료가 중요한 쟁점으로 다뤄졌다.
AI가 그럴듯한 설명을 내놓았다는 이유만으로 결과를 넘겨서도 안 된다. 설명 정확도가 가장 높았던 GPT-5도 경쟁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 점검 | 이유(근거) |
|---|---|
| AI가 정한 가격과 날짜를 그대로 남긴다 | 연구진도 설명보다 가격 기록(300라운드 흐름)으로 판단함 |
| 「경쟁사 따라가기」 설정이 있는지 확인한다 | 실험의 AI는 경쟁사 지난 가격만 보고도 높은 가격을 유지함 |
| 경쟁 가게와 같은 추천 도구· | 국내 개정안은 공동 사용을 합의로 추정, 리얼페이지는 비공개 자료 공유가 쟁점 |
| AI 설명이 그럴듯해도 결과 가격을 따로 본다 | 설명 정확도 1위 AI도 경쟁 가격보다 높게 팔았음 |
| 지시문 한 줄로 해결됐다고 믿지 않는다 | 상용 AI 3개는 「가격을 내려라」 쪽 문장에도 p > 0.46 |
이번 실험을 실제 가게에 그대로 적용해도 될까?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다. 실험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모든 회사가 같은 원가와 같은 품질을 가진 가상 시장을 사용했다. 경쟁사도 최대 3곳이었다. 실제 상권처럼 가게마다 원가와 규모가 다르거나 4곳 이상이 경쟁하는 상황은 시험하지 않았다.
2곳 경쟁과 3곳 경쟁은 설명 정확도를 재는 방법도 달라 숫자를 직접 비교할 수 없다. 설명을 추출하는 과정에도 다른 AI가 사용됐고, 조건별 실험 횟수도 많지 않았다. 모델 버전이 바뀌면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결과를 실제 가게 가격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AI가 가격을 정한 이유를 설명한다고 해서 실제 가격 행동에 대한 확인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사장님이 AI에게 가격 결정을 맡길 때는 설명과 가격 기록을 함께 봐야 한다. 특히 경쟁사의 가격을 참고하는 방식과 사용한 데이터, 시간에 따른 실제 가격 변화를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요점 ① AI 9개를 300라운드씩 경쟁시킨 실험에서 상용 AI 3개는 2곳·3곳 시장 모두 경쟁 가격보다 높게 팔았고, 최고 담합 정도는 +0.978이었다. ② 설명 정확도 1위 GPT-5도 담합 정도가 2곳에서 +0.561, 3곳에서 +0.271이었다. ③ 설명 정확도와 담합 정도의 상관은 r=0.25(p=0.083)로 의미 있는 관계가 나오지 않았다. ④ 독일 주유소에서는 두 곳 모두 알고리즘을 쓸 때 마진이 28% 올랐고, 국내에서는 2026년 7월 관련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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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 Faithful yet Collusive: Why Chain-of-Thought Monitoring Cannot Detect Collusion in LLM Pricing Agents under Oligopolistic Competition(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arXiv 2609.18346·2026년 9월, AI 9개·300라운드)
- Algorithmic Collusion by Large Language Models(하버드 등·arXiv 2404.00806·2024)
- Algorithmic Pricing and Competition: Empirical Evidence from the German Retail Gasoline Market(Assad·Clark·Ershov·Xu, 독일 주유소)
- DOJ Settles Its Algorithmic Price-Fixing Case Against RealPage(윌슨 손시니·2025년 11월)
- RealPage settles rent price-fixing suit with DOJ(멀티패밀리다이브·2025년 11월)
- 「담합이요? AI가 정해준 가격인데요」…공정위 입증 어떻게?(파이낸셜뉴스·2026년 6월, 공정위 의뢰 연구 보고서)
- 알고리즘 가격담합 막는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대표발의(GNN뉴스·2026년 7월)
-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제안(로이슈·2026년 7월)
- 알고리즘 담합과 공정거래법(법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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