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쓰면 배운 사람과 덜 배운 사람의 일 차이가 줄어들까?
AI는 결과물 차이를 줄였지만, 남는 실력은 쓰는 방식에 따라 달랐다
AI를 쓰자 학력에 따른 일솜씨 차이가 크게 줄었다. 처음 0.548이던 점수 차이는 AI를 주자 0.139까지 줄어 75%가 메워졌다. 하지만 AI를 치우고 다시 풀게 하자 학력 차이가 0.200으로 다시 나타났다.
AI는 결과물의 차이는 크게 줄였지만, 사람 사이의 실력 차이까지 없애지는 못했다.
어떤 실험이었나
아르헨티나 산안드레스대·토르콰토디텔라대와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진은 2025년 9~11월 아르헨티나 성인 1,174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실험을 했다. 참가자는 상사에게 이메일을 한 통 받고, 첨부된 글·그림·표를 읽은 뒤 문제의 원인을 찾아 해결책을 담은 답장을 써야 했다.
과제는 카페, 음식 배달, 가전 매장 세 가지 상황으로 구성됐다. 예를 들어 배달 과제에서는 수제 버거 배달집 두 지점 가운데 한 곳에 낮은 평점이 몰리는 이유를 찾아 답해야 했다. 참가자의 절반에게는 GPT-4.1 기반 AI 도우미가 제공됐고, 나머지는 AI 없이 과제를 풀었다.
답장을 낸 뒤에는 모두 AI 없이 후속 문제를 풀었다. 처음 과제에서 AI가 결과물을 얼마나 높였는지뿐 아니라, AI를 치운 뒤에도 배운 것이 남는지를 볼 수 있도록 만든 실험이다.
| 항목 | 내용 |
|---|---|
| 참가자 | 25~45세 1,174명(자격을 갖춘 1,795명 중 65% 완료) |
| 학력 낮은 쪽(44%) | 고졸, 또는 전문대· |
| 학력 높은 쪽(56%) | 전문대· |
| 과제 | 상사 이메일에 원인 진단· |
| AI | GPT-4.1 기반 도우미(무작위 절반) |
| 보상 | 성적에 따라 최대 2만 5,000페소(약 18달러) 마트 상품권 |
| 걸린 시간 | 평균 21분 |
| 채점 | 내용 10점+글 10점, AI 채점 10회 평균(사람 채점과 상관 0.9 넘음) |
AI를 주면 차이가 얼마나 줄었나
AI가 없을 때는 학력 높은 쪽이 0.548만큼 앞섰다. 여기서 점수는 표준편차 단위로 비교했다.
AI를 주자 학력 낮은 쪽의 점수는 1.242만큼 올랐다. 학력 높은 쪽도 0.834만큼 올랐다. 두 집단 모두 AI의 도움을 받았지만, 덜 배운 쪽의 상승 폭이 더 컸다.
그 결과 AI를 받은 두 집단의 차이는 0.139로 줄었다. 처음 차이의 75%가 사라진 셈이다. AI를 받은 학력 낮은 쪽은 AI를 받지 않은 학력 높은 쪽보다도 점수가 높았다.
| 비교(표준편차 단위) | 결과 |
|---|---|
| AI 없을 때 학력 높은 쪽이 앞선 차이 | 0.548 |
| AI를 준 효과: 학력 낮은 쪽 | +1.242 |
| AI를 준 효과: 학력 높은 쪽 | +0.834 |
| AI를 받은 두 집단의 남은 차이 | 0.139(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음) |
| 메워진 몫 | 75% |
| AI를 받은 사람 중 최고점(9.75~10점) 비율 | 학력 낮은 쪽 13%· |
이 결과가 단순히 글을 더 매끄럽게 만들어서 나온 것도 아니었다. 내용 점수와 글 점수 모두에서 차이가 줄었다. AI를 받은 사람 가운데 최고점인 9.75~10점을 받은 비율은 학력 낮은 쪽 13%, 높은 쪽 21%였다.
시간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AI 없이 과제를 푸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남짓이었는데, AI를 쓴 학력 높은 쪽은 약 1.5분, 낮은 쪽은 약 1분 줄었다. 시간 차이는 오히려 조금 벌어졌지만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는 아니었다.
AI를 치우면 실력이 남나
이 실험에서 더 중요한 부분은 후속 문제다. 답장을 제출한 직후 AI 없이 원인과 내용을 다시 묻게 했기 때문이다.
후속 문제에서는 학력 차이가 다시 나타났다. AI를 받았던 학력 낮은 쪽의 점수는 0.171만큼 높아졌지만, AI를 받았던 학력 높은 쪽보다 0.200만큼 뒤처졌다.
AI를 썼다고 해서 평균적으로 후속 문제를 못 풀게 된 것은 아니다. 다만 AI를 쓰면서 어떤 방식으로 과제를 했는지에 따라 남는 실력이 달랐다.
| AI를 받은 사람 중(도움 적게· | 답장 점수 | AI 없는 후속 문제 |
|---|---|---|
| AI 도움 많이 + 과제에 오래 매달림 | 1.878 | 0.732 |
| AI 도움 많이 + 과제에 짧게 매달림 | 1.972 | 0.065 |
| 학력 낮은 쪽 후속 문제 향상(AI 받은 효과) | — | +0.171 |
| 학력 높은 쪽 후속 문제 향상(AI 받은 효과) | — | +0.071(뚜렷하지 않음) |
| 후속 문제에서 다시 벌어진 학력 차이(AI를 받은 사람끼리) | — | 0.200 |
특히 AI 도움을 많이 받았더라도 과제에 오래 매달린 사람과 짧게 매달린 사람의 차이가 컸다. 둘 다 처음 답장에서는 비슷하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AI를 치운 후속 문제에서는 오래 매달린 쪽이 0.732만큼 높았고, 짧게 매달린 쪽은 0.065에 그쳤다.
같은 AI인데 왜 다르게 썼나
연구진은 AI를 실제로 사용한 사람들의 대화도 살펴봤다. 도우미를 실제로 쓴 사람은 471명이었고, 두 학력 집단이 AI에 보낸 메시지 수나 도움을 요청한 과제의 비율은 비슷했다.
AI에 답장 초안을 통째로 써 달라고 한 사람은 67%였다. 최종 답장에서는 AI 글을 그대로 붙여 넣은 경우가 64%, 일부만 가져다 쓴 경우가 34%였다.
차이는 AI를 쓰는 방식에서 나타났다. 학력 낮은 쪽은 AI가 만든 글을 통째로 붙여 넣을 가능성이 10%포인트 높았다. 학력 높은 쪽은 자기 글과 섞거나 바꿔 쓰는 경우가 9.3%포인트 많았다.
또 학력 높은 쪽은 처음 AI에게 부탁할 때 더 구체적으로 쓰는 경우가 6.7%포인트 많았다. 대화를 순서대로 짜서 이어 가는 경우도 7.5%포인트 많았다.
| 쓰는 방식 | 수치 |
|---|---|
| 도우미를 실제로 쓴 사람 | 562명 중 471명 |
| 1인당 메시지 | 평균 3개 가까이(두 집단 비슷) |
| 도움을 청한 과제 항목 | 약 61%(두 집단 비슷) |
| 답장 초안을 통째로 요청 | 67% |
| 최종 답장에 AI 글 통째 붙여 넣기 / 일부만 사용 | 64% / 34% |
| 학력 낮은 쪽이 통째로 붙여 넣을 가능성 | +10%포인트 |
| 학력 높은 쪽이 섞거나 바꿔 쓸 가능성 | +9.3%포인트(섞기 6.5· |
| 학력 높은 쪽이 첫 부탁을 구체적으로 쓸 가능성 | +6.7%포인트 |
| 학력 높은 쪽이 순서를 짜서 대화할 가능성 | +7.5%포인트 |
이 차이는 AI를 얼마나 많이 썼느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실제로 AI에 보낸 메시지 수와 도움을 요청한 과제 항목의 비율은 두 집단이 비슷했다. 어떤 식으로 부탁하고, AI의 답을 어떻게 자기 답에 넣었는지가 달랐다.
그럼 사장님은 직원에게 AI를 어떻게 쓰게 해야 하나
이 실험은 회사 안에서 실제 업무를 장기간 관찰한 결과가 아니다. 회사 밖에서 한 번의 과제를 수행하게 한 실험이고, 연구진도 이 자료만으로 실제 임금이나 고용 변화를 말할 수 없다고 적었다.
그래도 사장님이 볼 수 있는 지점은 있다. 고객 문의 답장이나 공지처럼 글로 판단을 전달해야 하는 업무에서는 AI가 직원 사이 결과물 차이를 크게 줄일 수 있다(예상).
다만 AI가 대신 써준 답을 그대로 붙이는 것과 AI를 활용해 문제를 이해하는 것은 같지 않다. 이번 실험에서는 AI 도움을 많이 받으면서도 과제에 오래 매달린 사람이 AI 없이 푸는 후속 문제에서도 더 높은 점수를 보였다.
직원에게 AI를 쓰지 말라고 할 이유를 보여주는 결과도 아니다. 오히려 AI를 쓰되, AI가 만든 답을 그대로 넘기는 데서 끝내지 않고 원인과 해결책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결과에 가깝다.
사장님 입장에서는 AI를 직원의 일을 대신하는 도구로만 볼 필요가 없다. 같은 업무를 더 잘하게 만드는 도구이면서, 잘 쓰는 과정에서 직원에게 남는 실력의 차이도 함께 봐야 한다.
이번 실험에서 AI가 한 일은 학력에 따른 결과물 차이를 75% 줄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AI가 사라진 뒤에도 남은 실력까지 75% 줄인 것은 아니었다. 결과물을 만드는 데 AI를 쓰는 것과, 그 과정에서 문제를 이해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었다.
① AI가 없을 때 학력 차이는 0.548이었고, AI를 주자 0.139로 줄어 75%가 메워졌다 ② AI를 받은 학력 낮은 쪽(+1.242)은 AI 없는 학력 높은 쪽(+0.548)보다 점수가 높았다 ③ AI를 치운 후속 문제에서는 학력 차이가 0.200으로 다시 나타났다 ④ AI 도움을 많이 받으면서 오래 매달린 사람의 후속 점수는 0.732 높았지만, 짧게 매달린 사람은 0.065에 그쳤다
같이 읽을 글
자료 출처
- Does generative AI narrow education-based productivity gaps? Evidence from a randomized experiment(산안드레스대·토르콰토디텔라대·메릴랜드대 Cruces·Fernández Meijide·Galiani·Gálvez·Lombardi, 2026년 5월, arXiv 2026년 8월 제출, 아르헨티나 25~45세 1,174명)
- 같은 실험의 사전 등록(미국경제학회 무작위 실험 등록부 AEARCTR-0016607)
- Generative AI at Work(Brynjolfsson·Li·Raymond, NBER 워킹페이퍼 31161 — 상담원 5,172명, 초보 30~34% 향상 비교 연구)
- Expertise(Autor·Thompson, NBER 워킹페이퍼 33941, 2025 — AI가 필요한 전문성을 낮춘다는 설명 틀)
- The Rapid Adoption of Generative AI(Bick·Blandin·Deming, NBER 워킹페이퍼 32966 — 미국 근로자 AI 사용 조사)
- AI 포용 관점에서 본 생성형 AI 이용 격차(정보통신정책연구원 KISDI STAT Report 26-04, 2026.4.15 — 임금근로자 39.7%·고용주 20.5%·단독자영업자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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