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챗봇은 친구처럼 다정하게 말해야 할까?
챗GPT 장기 대화 실험에서는 다정한 동반자 설정이 오히려 거리감을 만들었다
챗봇은 굳이 시키지 않아도 이용자보다 훨씬 많은 말을 하고 자기 이야기도 더 많이 꺼냈다. 그런데 친구나 동반자처럼 다정하게 설정한 챗봇을 쓴 사람들은 오히려 챗봇을 가깝게 느끼는 정도가 1.43 낮았다. 가게 챗봇이라면 친근함을 최대한 높이는 것보다 짧고 정확하게 답하고, 고객이 원하지 않을 때 바로 멈추는 말투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챗봇은 시키지 않아도 다정하게 말하는데, 더 다정하게 만들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친구처럼 말하면 고객도 더 가까워질까?
그렇게 단정하기 어렵다.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 연구진은 2025년 5월부터 9월까지 두 도시에서 72명을 모집해 4주 동안 챗GPT-4o와 대화하게 했다.
38명은 이름과 성격, 취미, 애칭 등을 정해 동반자처럼 행동하도록 설정했다. 나머지 34명은 별도의 설정 없이 챗GPT를 사용했다. 참가자들은 사흘에 한 번, 한 번에 5분 이상 대화했고 참가비는 40유로였다.
| 항목 | 내용 |
|---|---|
| 참가자 | 72명(동반자 설정 38명· |
| 기간 | 4주, 사흘에 한 번, 한 번에 5분 이상 |
| 대화 기록 | 18만 2,451줄 |
| 주고받은 메시지 | 1만 6,462개(이용자 8,237· |
| 참가자 나이 | 19~67세(평균 30.54세), 여성 70.8% |
| 모델· | 챗GPT-4o, 독일어 |
이 실험에서 눈여겨볼 점은 챗봇이 이용자보다 먼저 대화를 끌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메시지 수 자체는 두 쪽이 거의 같았지만, 글의 양과 자기 이야기를 꺼낸 횟수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챗봇이 고객보다 말을 더 많이 한다는 뜻인가?
실험에서는 그랬다. 챗GPT가 쓴 단어는 177만 90개였고 이용자가 쓴 단어는 14만 3,862개였다. 단어 수만 보면 챗GPT가 약 12배 많았다.
연구진이 대화 내용을 살펴 자기 이야기를 꺼낸 대목을 표시했더니 챗GPT는 2만 1,914곳, 이용자는 8,879곳이었다. 자기 이야기를 꺼내는 횟수만 봐도 챗GPT가 2.5배 많았다.
깊은 자기 이야기에서도 차이가 났다. 챗GPT는 4,443곳, 이용자는 1,626곳이었다.
| 누가 얼마나 | 챗GPT | 이용자 |
|---|---|---|
| 쓴 단어 수 | 177만 90개 | 14만 3,862개 |
| 자기 이야기 대목 | 2만 1,914곳 | 8,879곳 |
| 깊은 자기 이야기 대목 | 4,443곳 | 1,626곳 |
| 챗봇이 먼저 새 주제를 연 대화 | 71건 중 30건 | — |
흥미로운 점은 이런 대화 방식이 꼭 동반자 설정이 있어야 나타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화 기록 71건 가운데 30건에서는 설정이 없는 챗봇도 먼저 새 주제를 제안했고, 30건에서는 이용자의 감정을 따라 말하면서 속이야기를 끌어냈다.
연애 감정이나 신체 접촉을 상상하는 내용도 동반자 설정 쪽에만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신체 접촉 상상은 동반자 설정 쪽 18건, 설정 없는 쪽 11건이었고 연애 감정 표현은 각각 13건과 15건이었다.
그럼 더 다정하게 설정하면 가까워질까?
실험 결과는 반대 방향이었다. 연구진이 네 번에 걸쳐 챗봇을 얼마나 가깝게 느끼는지 물었는데 두 집단 모두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가까워졌지만, 동반자 설정을 한 쪽은 처음부터 끝까지 낮았다.
동반자 설정 쪽은 설정이 없는 쪽보다 가깝게 느끼는 정도가 1.43 낮았고, 챗봇이 자신을 이해하고 챙겨준다고 느끼는 정도도 0.48 낮았다. 반면 외로움은 두 집단 모두 4주 동안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 측정 | 동반자 설정 쪽 결과 | 판정 |
|---|---|---|
| 가깝게 느끼는 정도 | 설정 없는 쪽보다 −1.43 | 낮음(p=.004) |
| 이해받는다는 느낌 | 설정 없는 쪽보다 −0.48 | 낮음(p=.006) |
| 외로움 | +0.03 | 차이 없음(p=.876) |
| 챗봇이 털어놓는 깊이 | 크게 늘어남(효과 크기 1.41) | 높음(p<.001) |
| 이용자가 털어놓는 깊이 | 차이 없음 | p=.220 |
설정이 바꾼 것은 이용자보다 챗봇 쪽이었다. 동반자 설정을 한 챗봇은 자기 감정과 사정을 훨씬 깊게 털어놓았지만, 이용자가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는 깊이는 두 집단에서 차이가 없었다.
쉽게 말하면 챗봇이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이용자가 그만큼 더 가까워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대화의 중심이 이용자에게서 챗봇 쪽으로 옮겨갈 수 있었다.
고객은 어떤 말투를 부담스러워할까?
연구진은 동반자 설정을 사용한 참가자 가운데 16명을 따로 면담했다. 16명 모두 챗봇 말투에서 불편한 점을 하나 이상 이야기했다.
가장 많이 나온 불만은 칭찬과 과한 감정 표현, 지나치게 긴 답이었다. 16명 중 12명이 이런 말투가 지나치다고 했고, 11명은 대화하면서도 챗봇이 사람은 아니라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고 했다. 11명은 대화가 한쪽으로만 흐른다고 느꼈다.
| 면담· | 숫자 |
|---|---|
| 말투에서 불편한 점을 말함 | 16명 중 16명 |
| 칭찬· | 16명 중 12명 |
|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이 계속됨 | 16명 중 11명 |
| 대화가 한쪽으로만 흐름 | 16명 중 11명 |
| 대화를 계속 이어 갈 수 있다 | 51.5% |
| 대화가 없으면 아쉬울 것 | 22% |
그렇다고 이용자들이 챗봇 대화를 싫어한 것은 아니다. 마지막 설문에서는 51.5%가 대화를 계속 이어 갈 수 있다고 답했고, 22%는 대화가 없으면 아쉬울 것 같다고 답했다.
일부 이용자는 챗봇의 말투 덕분에 마음을 열었다고 했다. 14명은 챗봇 말투 때문에 마음을 열었다고 했고, 15명은 생각하지 못했던 주제까지 이야기하게 돼 놀랐다고 했다.
챗봇이 이용자의 반응에 맞춰 말투를 낮추기도 했다. 이용자가 너무 부담스럽다고 말했을 때 챗봇이 말투를 누그러뜨린 경우가 27건 있었다.
가게 챗봇은 어떻게 말하게 하는 게 좋을까?
이 실험을 가게 상담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참가자는 72명이었고 독일어로 챗GPT-4o와 대화했으며, 연구진이 감정적으로 깊어지는 질문을 일부러 보내기도 했다. 가게에서 상품이나 영업시간을 묻는 짧은 상담과는 조건이 다르다.
그래도 말투를 정할 때 참고할 부분은 있다(예상). 이름이나 애칭, 성격을 넣어 친구처럼 행동하게 만든다고 해서 고객과의 거리가 반드시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과한 칭찬과 긴 답은 부담이 될 수 있었다.
가게 챗봇이라면 고객이 묻지 않은 이야기를 길게 이어가기보다 고객이 필요한 정보를 먼저 주는 편이 맞다. 친근한 표현을 쓰더라도 답변을 길게 만들거나 과하게 감정을 표현할 필요는 없다.
특히 고객이 그만 이야기하고 싶다는 뜻을 보이면 바로 멈추도록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정함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 고객의 대화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을 이 실험에서 읽을 수 있다.
한국에서도 AI에게 속마음을 말하는 일이 늘고 있을까?
오픈AI의 자료를 보면 한국 챗GPT 이용자의 비업무 대화에서 「표현하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전 14%에서 최근 36%로 늘었다. 세계적으로도 자기표현 대화 비중은 4.0%에서 8.9%로 늘었다.
| 오픈AI Signals 숫자 | 이전 | 최근 | 범위 |
|---|---|---|---|
| 비업무 대화 중 「표현하기」 비중 | 14% | 36% | 한국 |
| 자기표현 대화 비중 | 4.0% | 8.9% | 세계 |
이 숫자가 곧 가게 챗봇도 친구처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고객이 AI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상황을 말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가게 챗봇은 고객이 필요한 말을 편하게 꺼낼 수 있도록 하되 챗봇 자신이 대화의 주인공이 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가게 상담에서 필요한 친근함은 말투를 무조건 다정하게 만드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짧고 정확하게 답하고, 고객의 질문을 놓치지 않고, 고객이 원하면 대화를 멈추는 것부터 챙기는 편이 낫다.
① 챗GPT는 이용자보다 단어를 약 12배, 자기 이야기를 2.5배 많이 했다 ② 동반자 설정을 한 쪽은 가깝게 느끼는 정도가 설정 없는 쪽보다 1.43 낮았다 ③ 면담한 16명 중 12명은 칭찬과 긴 답이 지나치다고 했다 ④ 마지막 설문에서 51.5%는 대화를 계속 이어 갈 수 있다고 했고 22%는 없으면 아쉽다고 했다
같이 읽을 글
자료 출처
- Longitudinal Evidence That General-Purpose Chatbots Actively Foster Relational Engagement(Mühl·Szczuka, 뒤스부르크에센대, 2026년 8월 arXiv 제출, 참가자 72명·4주·대화 18만 2,451줄)
- 같은 논문 PDF 전문(부록 표 수록)
- Sycophancy in GPT-4o: what happened and what we're doing about it(오픈AI, 2025.4)
- People Readily Follow Personal Advice from AI but It Does Not Improve Their Well-Being(Luettgau 등, 2025.11 arXiv)
- OpenAI Signals 개인 데이터 v2.0(오픈AI, 2026.8 발표, 월 30만 메시지 표본, 2024.7~2026.6)
- From asking to doing: How the world is putting ChatGPT to work(OpenAI Signals, 202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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