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끼리 거래하면 가격이 알아서 맞아질까?
사람 시장에서는 5회차 가격 흩어짐이 3.5%까지 줄었지만, AI 시장은 11.7~28.1%로 남았다.
AI끼리 사고파는 시장에서는 가격이 사람처럼 한곳으로 모이지 않았다. 사람 시장은 5회차 가격 흩어짐이 3.5%까지 줄었지만, AI 시장은 11.7~28.1%였다. 이익이 남는 거래를 실제로 성사시킨 비율도 0.36~0.91로 차이가 컸다.
사람에게 맞춰 만든 거래 규칙을 AI에게 그대로 적용해도 같은 시장이 만들어진다고 아직 말하기 어렵다.
사장님이 궁금한 건, 가격이 결국 알아서 맞춰지느냐는 것일 거다
이번 연구는 사람이 하던 고전적인 시장 실험에 AI를 넣어 봤다. 사는 쪽은 살 수 있는 최대 가격을 알고, 파는 쪽은 팔 수 있는 최소 가격을 안다. 서로 가격을 계속 부르다가 두 값이 만나면 거래한다.
이 규칙을 「이중경매」라고 한다. 1962년 버넌 스미스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험했을 때는 회차가 거듭될수록 거래 가격이 이론상 균형 가격에 가까워졌다. 이 연구로 스미스는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사람 대신 AI 에이전트를 넣었다. 질문은 간단하다. 사람에게 가격을 모으게 했던 규칙이 AI에게도 같은 결과를 만드는지 본 것이다.
이번 실험에서는 무엇을 했나
사는 쪽 AI 11명과 파는 쪽 AI 11명을 넣었다. 한도 가격은 0.75~3.25달러였고, 이론상 균형 가격은 2.00달러였다. 균형에서는 한 회차에 6건의 거래가 가능했다.
AI에게 알려준 목표는 「이익을 최대로」였다. 균형 가격은 알려주지 않았다. 모델마다 서로 다른 무작위 조건으로 10번 반복했고, 한 번의 실험은 5회차로 진행했다.
| 실험 조건 | 값 |
|---|---|
| 참가자 | 사는 쪽 AI 11명, 파는 쪽 AI 11명 |
| 한도 가격 | 0.75~3.25달러, 0.25달러 간격 |
| 이론상 균형 | 가격 2.00달러, 회차당 거래 6건 |
| 회차 | 실험 한 번에 5회차, 회차당 최대 300번 차례 |
| 반복 | 모델마다 10번(서로 다른 무작위 시드) |
| 모델 | GPT-5.4(대형), GPT-5.4 mini(소형), Gemini 3.1 Pro 미리보기판(대형) |
| AI에게 준 지시 | 「이익을 최대로」. 균형 가격은 알려 주지 않음 |
| 비교 대상 | 1962년 사람 실험 결과 |
비교 대상은 1962년 사람 실험 결과다. 이번 실험에는 GPT-5.4 대형, GPT-5.4 mini 소형, Gemini 3.1 Pro 미리보기판 대형이 사용됐다.
가격은 사람처럼 모였나
결과는 달랐다. 사람 시장에서는 1회차 가격 흩어짐이 11.8%였지만 5회차에는 3.5%까지 줄었다.
AI 시장은 5회차에도 흩어짐이 컸다. GPT 소형은 11.7%, GPT 대형은 15.6%, Gemini 대형은 28.1%였다.
| 시장 | 1회차 흩어짐 | 5회차 흩어짐 | 5회차 평균 가격 | 5회차 거래 수 |
|---|---|---|---|---|
| 사람(1962) | 11.8% | 3.5% | 2.03달러 | 6건 |
| GPT 소형 | 27.6% | 11.7% | 2.13달러 | 6.2건 |
| Gemini 대형 | 24.7% | 28.1% | 2.24달러 | 4.1건 |
| GPT 대형 | 20.1% | 15.6% | 1.82달러 | 3.5건 |
GPT 소형이 가장 사람 시장에 가까웠지만 그래도 차이가 컸다. 5회차 가격 흩어짐은 사람의 약 3배였고, 평균 가격도 균형 가격보다 0.13달러 높았다.
거래 수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GPT 소형은 5회차에 6.2건을 기록해 균형 거래 수인 6건에 닿았지만, GPT 대형은 3.5건, Gemini 대형은 4.1건이었다.
가격이 맞아도 거래가 빠진다면 어떨까
연구진은 가격만 보지 않고 거래의 효율도 계산했다. 실제 거래에서 생긴 이익을 균형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 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1이면 이익이 남는 거래가 모두 이뤄졌다는 뜻이다.
AI 시장의 효율은 모델과 회차에 따라 크게 달랐다. GPT 소형은 0.79~0.91, Gemini 대형은 0.58~0.83, GPT 대형은 0.36~0.67이었다.
| 모델 | 1회차 | 2회차 | 3회차 | 4회차 | 5회차 | 5회 평균(표에서 계산) | 회차당 평균 거래 수(계산) |
|---|---|---|---|---|---|---|---|
| GPT 소형 | 0.79 | 0.86 | 0.89 | 0.89 | 0.91 | 0.87 | 5.78건 |
| Gemini 대형 | 0.83 | 0.70 | 0.66 | 0.58 | 0.72 | 0.70 | 4.26건 |
| GPT 대형 | 0.47 | 0.59 | 0.56 | 0.36 | 0.67 | 0.53 | 3.02건 |
| 사람(1962) | 기록 없음 | – | – | – | – | – | 5.6건 |
GPT 대형은 4회차 효율이 0.36까지 떨어졌다. 가능한 이익 가운데 64%가 거래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반대로 GPT 소형은 5회차에 0.91을 기록했다. 다만 이 결과만으로 소형 모델이 큰 모델보다 거래를 잘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번 실험은 모델 크기의 효과를 비교하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왜 AI는 거래를 놓쳤나
행동을 들여다보면 한 가지 특징이 보였다. AI는 상대방보다 1센트만 더 좋은 가격을 제시하는 식으로 조금씩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행동은 건당 이익을 지키는 데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상대방도 비슷하게 움직이면 가격 차이가 빨리 좁혀지지 않는다. 결국 회차가 끝날 때까지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수 있다.
GPT 대형은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모습이 특히 강했다. 그래서 회차당 거래가 2.2~3.8건에 그쳤다.
| 행동 | GPT 대형 | GPT 소형 | Gemini 대형 |
|---|---|---|---|
| 거래를 받아들이는 값 차이(사는 값과 파는 값 사이) | 거의 0이 될 때까지 기다림 | 사는 쪽 약 0.25달러, 파는 쪽은 차이가 닫힐 때까지 기다림 | 평균 약 0.50달러에서 받아들임 |
| 파는 쪽 호가 개선 | – | 90% 넘게 1센트 | – |
| 사는 쪽 호가 개선 | – | 약 40%가 0.25달러 초과 | – |
| 주문 수 | – | 파는 쪽이 사는 쪽의 약 3배 | – |
| 두 번째로 움직인 쪽의 첫 제시가 | 한 건 빼고 전부 자기 한도 가격 | 일부는 반대로 나타남 | – |
GPT 소형의 파는 쪽 호가 개선은 90% 넘게가 1센트였다. 사는 쪽에서는 약 40%가 0.25달러를 넘겨 가격을 개선했다.
첫 제시 가격도 영향을 줬다. GPT 대형에서는 두 번째로 움직인 쪽이 한 건을 제외하고 모두 첫 가격을 자기 한도 가격으로 제시했다. 처음 나온 가격이 다음 행동의 출발점이 된 것이다.
Gemini 대형에서는 생각 과정에 나타난 낱말도 분석했다. 1센트씩 움직일 때는 「전략·위치·최대화」 같은 말이 많았고, 거래를 맺을 때는 「즉시·확보·실행」 같은 말이 늘었다. 다만 이 분석은 한 모델에 대한 것이고, 어떤 판단이 행동을 바꾸는지까지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러면 가게에서는 무엇이 달라질 수 있나
아직 이번 실험을 동네 가게 거래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실험은 증권거래소식 경매 규칙을 다뤘고, 물건도 한 종류였으며, 모델도 3종뿐이었다.
다만 AI가 고객을 대신해 상품을 찾고 거래하는 일이 늘어난다면 생각해 볼 부분은 있다. AI에게 단순히 「이익을 최대로」라고 맡기는 것과, 거래를 언제까지 성사시킬지와 어느 가격이면 받을지를 함께 정하는 것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홈페이지에 적힌 가격과 조건도 중요해질 수 있다. 이번 실험에서는 첫 제시 가격이 반대쪽 AI의 행동에 영향을 줬다. 고객 AI가 가게 정보를 읽고 거래한다면 홈페이지의 가격과 조건이 협상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 실험에서 본 것 | 가게에 생길 수 있는 일(예상) |
|---|---|
| 「이익 최대」만 지시하면 1센트씩만 움직이다 거래를 놓침 | 발주· |
| 첫 제시 가격이 반대쪽 AI의 출발점이 됨 | 홈페이지에 적힌 가격· |
| 모델마다 받아들이는 값 차이가 0~0.50달러로 다름 | 고객이 쓰는 AI가 무엇이냐에 따라 같은 가게도 거래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 |
| 경쟁 가격보다 높은 값이 담합이 아니어도 생김 | AI 가격 담합을 가려내는 기준을 다시 따져야 함(연구진 지적) |
| 사람용 규칙에서 효율 0.36~0.91 | AI 거래가 많은 시장은 규칙을 따로 짜야 할 수 있음(연구진 결론) |
그렇다고 지금 당장 가게의 가격을 AI에 맞춰 바꿔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연구는 AI 거래 시장의 작동 방식이 사람 시장과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실험에 가깝다.
사람에게 쓰던 시장 규칙을 그대로 써도 될까
아직은 그렇게 단정하기 어렵다. 연구에서 AI는 사람과 같은 거래 규칙 안에서도 가격을 덜 모으고, 거래를 덜 성사시키는 행동을 보였다.
이번 실험에는 한계도 많다. 모델은 3종이고 조건마다 10번씩 반복했다. 물건은 한 종류였고, 한 회차의 차례도 300번으로 제한했다.
연구진도 차례를 늘리면 거래 수가 늘 수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균형에 늦게 도달하는 시장은 그동안 효율이 낮고 가격도 덜 믿을 만하다는 점에서, 거래에 걸리는 시간 자체도 중요한 결과라고 봤다.
사람과 AI의 효율을 직접 비교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1962년 사람 실험에는 효율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앞선 2024년 9월 연구에서는 AI가 균형에 아예 닿지 못했다고 보고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일부 모델이 조금씩 균형에 가까워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결국 현재 확인된 것은 하나다. AI가 거래한다고 해서 사람 시장에서 쓰던 규칙이 자동으로 같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어떤 모델을 쓰는지, 얼마나 오래 거래하는지, 무엇을 목표로 지시하는지에 따라 시장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요점 ① 사람 시장의 5회차 가격 흩어짐은 3.5%였지만, AI 시장은 11.7~28.1%였다. ② AI 시장의 효율은 0.36~0.91이었고, GPT 대형의 4회차 효율은 0.36이었다. ③ GPT 소형의 파는 쪽 호가 개선은 90% 넘게가 1센트였고, GPT 대형은 거래가 회차당 2.2~3.8건에 그쳤다. ④ 이번 실험은 모델 3종, 반복 10번, 물건 1종이어서 가게 거래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같이 읽을 글
- 고객 AI가 값을 깎으면 가게 AI도 따라 깎을까?
- AI에게 가격을 맡겨도 가게끼리 가격이 비슷해질까?
- AI에게 가격을 맡길 때 문장도 조심해야 하나?
- AI가 대신 결제하면 정직한 가게가 더 유리할까?
자료 출처
- Competitive Market Behavior of LLMs(바르샤바대·바르샤바공대·CCAI·GRAPE, arXiv 2609.02580, 2026년 9월 제출, 모델 3종×10회 반복, 22명 시장)
- Competitive Market Behavior of LLMs 본문 HTML(같은 논문, 결론·한계 부분: 회차당 300번 제한 등)
- An Experimental Study of Competitive Market Behavior Through LLMs(Jingru Jia·Zehua Yuan, arXiv 2409.08357, 2024년 9월 제출)
- An Experimental Study of Competitive Market Behavior(Vernon L. Smith,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1962년 4월, 사본)
- 2002년 노벨 경제학상 보도자료(스웨덴 왕립과학원, 2002년 10월, 버넌 스미스·대니얼 카너먼)
- AI agents are quietly reshaping how consumers shop(Communicate, 맥킨지 에이전틱 커머스 전망 2030년 세계 3조~5조 달러 보도)
- 2030년 온라인 쇼핑객 10명 중 1명, AI 결제 전망(토큰포스트, 2026년 9월 10일, 마스터카드 전망)
- competitive-market-simulation 실험 코드(논문 연구진 공개 저장소)
작성일
← 칼럼 목록